[천자칼럼] 고향사랑 기부 경쟁

입력 2023-01-06 17:48   수정 2023-01-07 00:33

서울 금천구에 사는 박인홍 씨는 지난 2일 강원 인제군에 고향사랑기부금으로 10만원을 냈다. 인제군 1호다. 박씨는 “어머니의 고향이 인제읍 원대리인데 지역이 활력을 되찾는 데 밑거름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참여했다”고 말했다. 대구 수성구 범어로제피부과의 김주용 원장은 4일 경북 영천에 500만원을 기부했다. 김 원장은 “저는 대구 토박이지만 지인을 통해 알게 된 영천이 아주 매력적인 곳이라 기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1일부터 고향사랑기부제가 시행되면서 전국 지방자치단체마다 기부금 유치 경쟁이 뜨겁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이 거주지가 아닌 지자체에 기부하면 금액에 따라 일정 비율을 세액공제하는 제도다. 연간 500만원까지 기부할 수 있으며 10만원까지는 전액을, 10만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16.5%를 세액공제해준다. 게다가 각 지자체는 기부금의 30% 한도 내에서 지역 특산품 등으로 구성된 답례품을 최대 150만원어치까지 제공하므로 기부자로선 일석삼조다.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각 지자체는 1호 기부자, 고액 기부자 명단 등을 공개해 관심을 끌고 있다. 고액 기부자 중에는 유명 인사나 기업인, 향우회장 등이 많다. 걸그룹 러블리즈 출신 가수 겸 방송인 미주(본명 이미주)는 충북 옥천군 1호 기부자로 나서 500만원을 쾌척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충북 음성), 손흥민 선수(춘천시),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제이홉(광주광역시 북구)도 기부에 동참했다. 함경도가 고향인 배우 이정길 씨는 “경북은 제2의 고향”이라며 이철우 경북지사를 직접 찾아 500만원을 기부했다.

지역 특성에 따라 10종 안팎에서 80~90종까지 다양한 지자체들의 답례품도 흥미롭다. 지역 특산품과 지역상품권은 기본. 자동차극장 관람권(전남 함평), 벌초 대행 서비스(경북 영천, 경남 의령), 오토캠핑장 이용권(대구 달성), 우포늪 따오기 방사 참관권(경남 창녕) 등 이색 답례품도 적지 않다. 지자체 간 과열 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지만 아직 그 정도는 아닌 듯하다. 소멸 위기에 처한 지방에 활기를 불어넣고 도시민과 지방 간 연결고리가 된다는 점에서 이 제도의 정착과 확산을 기원한다.

서화동 논설위원 fire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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